[프랑스 여행] 죽음과 지옥의 상징, 해골이 즐비해 있는 파리의 카타콤(catacomb)

여행 다이어리 2012. 12. 6. 17:36
인터넷을 찾다 보니 카타콤(catacomb)이 이색 여행지, 혹은 무서운 여행지로 소개되는 경우가 종종 있네요. 물론 수십만 구의 실제 유골이 전시되어있는 곳이긴 하지만 공포체험이라던가 으스스한 곳이라는 식의 수식어로 이곳을 소개하는 글은 지양되었으면 합니다.
그럼, 카타콤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알아볼까요?


카타콤은 가톨릭이 박해를 받던 로마시절의 지하무덤(납골당)이자 제례를 지내던 은신처입니다. 소아시아, 북아프리카, 남부 이탈리아 등지에서 주로 발견되었습니다. 카타콤은 로마시 주위의 지하무덤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그 의미가 확장되어 굴과 방으로 이루어진 모든 시설물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고 합니다.


파리의 카타콤은 원래 사용하지 않는 채석장이었지만 1787년부터 묘지로 사용했다고 하네요. 지하 굴은 매우 복잡하게 되어있고, 이 중 1.6km, 약 40분가량 소용되는 거리만 개방되어있습니다. 지하로 약 26m 정도 내려가고 외길인데다 입구와 출구가 전혀 다른 지역에 있으니 주의하셔야 해요. 저는 지하에서 완전히 방향을 잃은 채로 다니다가 지상으로 올라오니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더라고요.


지하로 내려오면 한참 동안 좁은 통로를 지나야 합니다. 어둡고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 걸어야 하니 겁이 많으신 분은 일행과 함께 다니세요. 외길이고 중간중간 관리인도 있어 전혀 위험하지는 않지만, 일행에서 떨어져 혼자 있으니 금방 적막해 지더군요.


한참 걷다 보니 드디어 무언가 나옵니다.


조금 더 가면 우물 같은 것도 나오네요. 석공들의 족욕조라고 쓰여있습니다. 채석장으로 쓰일 당시 석공들이 씻었던 곳인 듯합니다. 프랑스도 지하수에 석회성분이 있어 마실 수는 없습니다.


드디어 해골이 나왔습니다. 파리의 카타콤은 비위생적인 레 알 지구의 공동묘지 정비를 위해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곳입니다. 약 6백만 구의 유골이 매장되어, 유골들이 차곡차곡 쌓여있습니다.


수많은 유골이 굉장히 장식적인 요소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유골을 이용해 벽을 만들고 십자가 등의 상징물을 만든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죽음과 지옥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해골이 즐비해 있고, 특정 부위의 뼈들을 이용해 상징적인 장식을 만들어 놓은 것이 흡사 흑마법사들의 비밀은신처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물론 그런 의미로 만들지는 않았겠지요^^;;;

해골에 문자나 도형 같은 것들이 새겨진 경우가 종종 보이는 것이 특이합니다. 물론 무슨 뜻인지 알 길은 없지만, 이곳에 쌓인 유골이 그냥 평범한 죽음만 모여있는 것은 아니라는 확신이 드네요.


지하 통로를 따라가면 제단이 나옵니다. 초기 카타콤이 비밀 예배장소라고 널리 알려졌지만 이런 해석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3세기경 로마에는 약 5만 명 이상의 교인이 있었기 때문에 그 많은 사람들이 주일마다 집을 나와 비밀리에 카타콤으로 간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카타콤의 긴 통로와 좁은 방에서는 어떤 종류의 예배도 구조상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가장 크다고 알려진 성 칼리스투스 카타콤의 ‘교황의 예배실’도 약 40명 정도의 사람만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네요. 그래서 종교적 예식보다는 죽은 자를 기리기 위한 기도공간 정도로 봐야한다고 합니다.

파리의 카타콤은 17세기에 만들어진 만큼 비밀 예배장소가 필요할 이유도 없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카타콤은 무덤으로서의 기능만 한 것이 아님이 확실합니다. 원래 장식이라는 것은 상징과 의미가 부여된 문화공간에서 발견되는 것이기도 하고, 무덤은 대게 종교적인 배경이 있는 곳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파리의 카타콤은 세계 2차대전 때 레지스탕스의 본부가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곳이 카타콤의 출구입니다. 밖으로 나오면 그냥 어느 동네의 골목길이지만, 지하에 묻혀 잊혀 있던 곳을 다시 발견한 장소라고 하네요. 건물 공사를 하던 중 바닥이 함몰되어 긴 터널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출구를 나서기 전에는 혹시 유골을 들고나가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하고 소지품 검사를 하니 혹시라도 개인적인 취향으로 하나 들고 나오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마세요. 저는 의도치 않게 신발 밑바닥에 자갈이 낀 채로 나와 들키지 않고 카타콤의 돌멩이를 하나 가지고 와버렸습니다.

무수히 많은 해골이 즐비해 있으니 무서운 것을 싫어하시는 분들께는 좋지 않겠죠. 카타콤 입구에도 노약자나 임산부, 심장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출입을 삼가라는 경고문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찾는 분 중에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오는 분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는 듯합니다. 아무래도 동양에 비해 죽음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죽음이 삶의 반대편에 있는 무엇이 아니라 삶의 연장선으로 보는 인생관 때문은 아닐지 추측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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