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밀리온 (Vermilion)서양화를 전공한 내가 호수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떠올린 것은 수채화 물감이었다. 갓 짰을 때는 짙은 붉은색이지만 물을 섞으면 섞을수록 노란 기운이 퍼지는 두 얼굴의 색깔. 버밀리온을 우리말로 하면 '다홍'색인데, 처녀를 상징하는 수줍은 붉은색을 의미하기도 한다.
![[캐나다여행]로키산맥 한편에 숨겨놓은 비밀의 정원, 버밀리온 호수(Vermilion Lakes)](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붉은 호수라니.
해 질 녘 석양에 물든 로키 산과 호수에 비친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버밀리온'이란 이름이 붙었단다. 로키를 설명하는 많은 가이드북에서 동틀 무렵이나 해 질 녘에 찾으라고 하는 것 보니 버밀리온 레이크의 진짜 모습은 '붉은빛'을 받아야 드러나나 보다. 하지만 일부러 일몰 시각까지 기다리기에는 캐나다 로키에 볼 것이 너무 많았다. 게다가 오늘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오전 일정이 지체되어 해 지기 전에 서둘러 다음 목적지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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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긴 하지만 석양에 물든 버밀리온 레이크는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보우밸리 파크웨이를 타고 레이크루이스까지 가기로 한다. 운전을 맡은 스티브는 '가는 길에 버밀리온 호수가 있으니 차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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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프 타운을 벗어나서 얼마나 달렸을까? 채 5분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좁다란 오솔길이 나타난다.
우리가 달리는(이때까지만 해도 달리고 있는 줄 알았던) 보우밸리 파크웨이(Bow Valley Parkway)는 캐나다 로키를 관통하는 고속도로인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Trans Canada Highway)가 개통되기 전에 다니던 길이다. 보우강을 가운데 두고 서로 마주 보는 거대한 산들을 감상할 수 있고, 가는 길에 트래킹 코스로 유명한 존스톤 협곡을 들를 수 있기에 많은 관광객이 밴프에서 레이크루이스까지 보우밸리 파크웨이를 따라 달린다.
그런데 아무리 옛길이라고 해도 1차선 외길은 좀 너무한 것 아닌가? 몸집 큰 캠핑카라도 한 대 서있으면 아슬아슬 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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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하면서도 시선은 자꾸만 아름다운 호수로 향했다.
"여기가 버밀리온 레이크 아니야?"
어차피 잘못 들어선 길이라면 경치라도 구경하고 가자며 차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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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외마디 탄성 외에는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풍경. 뜻밖의 황홀한 아름다움에 할 말을 잃었다.
이제껏 보아왔던 로키의 푸른 호수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가까이 가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호수인지 습지인지 물이 빠져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곳에는 듬성듬성 자란 수초가 짙은 노란 빛으로 물들어 황금 들판을 연상케 했고, 그 너머로는 런들 산(Mt. Rundle)이 장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어느새 가을빛으로 물든 로키의 모습이 잔잔한 호수에 비쳐 두 배로 멋진 풍경을 만들어 냈다. 해 질 녘엔 여기에 붉은 노을까지 함께 할 것을 생각하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아름다운 호수의 정취에 매료되어 그대로 이곳에 머물고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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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밀리온 호수는 3개의 호수가 연이어져 있는데 이 호수들을 통틀어 버밀리온 레이크(Vermilion Lakes)라고 부른다. 보우강과 연결되는 호수는 밴프 다운타운에서 카누를 타고 개울을 따라 둘러볼 수도 있고, 산책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기에도 좋다고. 캐나다 로키는 야생동물을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한데, 이곳에서는 특히 대머리 독수리와 엘크, 코요테와 물새를 관찰할 수 있다.
![[캐나다여행]로키산맥 한편에 숨겨놓은 비밀의 정원, 버밀리온 호수(Vermilion Lakes)](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작은 호수라 바람이 부는 날에도 비교적 잔잔한 수면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선명한 반영을 볼 수 있었다. 거울처럼 선명한 반영은 이곳을 더욱 신비롭게 한다. 마치 로키산맥 한편에 숨겨놓은 비밀의 정원같이 아름다운 풍경.
![[캐나다여행]로키산맥 한편에 숨겨놓은 비밀의 정원, 버밀리온 호수(Vermilion Lakes)](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일몰 시각까지 기다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북반구라 해가 늦게 져 저녁 8시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결국, 다시 차를 돌려 보우밸리 파크웨이로 향하는 길. 아까는 보이지 않던 캠핑카 한대가 어느새 경치 좋은 곳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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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잘못 들어 예정에 없던 버밀리온 호수까지 들르는 통에 또 한 시간이 지체되었다. 하지만 덕분에 캐나다의 가을 정취를 만끽했으니 이런 것이 또 렌터카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뜻밖의 즐거움을 주는 캐나다 로키 여행. 오직 자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장엄한 아름다움이 있기에 더욱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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