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여행]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바 '바 수르(Bar Sur)'에서 탱고를 추다

일상 속 여행/남미 2012.10.24 10:31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명성 그대로 탱고(스페인어로는 땅고Tango)의 도시다. 원래 탱고를 좋아해 여행 중 여러 술자리에서 탱고를 틀었는데 가끔 한국 친구들에게 왜 불륜 드라마 주제가를 트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처음 세계 여행 계획을 계획할 당시엔 탱고 음악에 빠질 수 없는 반도네온을 배우는 게 목표 중에 하나였다. 반도네온은 아코디언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한쪽이 건반이 아니고 타자기처럼 생겼다.
 
그 반도네온 생소리를 듣기 위해 어느 날 유명 탱고바를 찾았다.

[아르헨티나 여행]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바 '바 수르(Bar Sur)'에서 탱고를 추다

왠지 이 사진이 익숙한 사람도 있을 거다.

[아르헨티나 여행]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바 '바 수르(Bar Sur)'에서 탱고를 추다

바로 영화 해피 투게더의 배경이 된 바 수르(Bar Sur)다. 수르는 남쪽이란 뜻이다.

[아르헨티나 여행]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바 '바 수르(Bar Sur)'에서 탱고를 추다

공연 시간보다 조금 일찍 왔는데 잠겨있는 문을 두드리니 한 직원이 나와 공연이 많이 딜레이 됐으니 기다리라고 해 바 수르 앞에 쪼그려 앉았다. 중남미에 1년 가까이 있으니 이런 스페인 식민지 양식의 집들이 익숙해졌다.

앞으로 생길 추억에 대해서 미리 생각하고 있는데 정장을 쫙 빼입은 남자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서 연주하는 뮤지션인데 CD를 사지 않겠느냐는 말이었다. 귀국이 얼마 남지 않아 돈도 별로 없어 미안하다고 하고 다시 바 수르 앞에 앉았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니 드디어 문이 열렸다.

[아르헨티나 여행]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바 '바 수르(Bar Sur)'에서 탱고를 추다

안은 영화에서 보던 그대로다. 호스텔 사람들이 공연만 보고 음료는 안 시켜도 된다는 말을 했지만 가게 분위기상 그러기도 어려워 제일 싼 맥주를 주문하고 기다렸다. 서민적인 진한 탱고를 원했는데 손님들과 바 분위기를 보니 여긴 그런 곳은 아닌가 보다. 계속 흘러나오던 탱고 음악이 멈추고 한 남자가 클래식 기타를 들고 나왔다.

[아르헨티나 여행]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바 '바 수르(Bar Sur)'에서 탱고를 추다

첫 곡은 그 유명한 탱고의 전설 까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의 Por Una Cabeza(뽀르 우나 까베사).



바로 이 곡인데 후렴 부분은 다들 어디선가 들어봤을 거다. 여러 버전으로 수백 번은 들었을 이 곡을 탱고의 도시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듣게 되니 설렜지만 아쉽게도 가수의 노래 솜씨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가수의 공연이 끝나니 탱고 댄서 커플이 나왔다.





탱고 춤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인데 생각보다 발동작도 굉장히 화려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우아했다. 바가 굉장히 작아 댄서의 표정 하나하나를 느낄 수가 있는데 정말 사랑하는 남녀의 얼굴이었다. 예전에 어느 여행 책에 ‘어찌 탱고를 추면서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문장을 본 적이 있다. 댄서들의 표정을 보니 그 문장이 이해가 됐다.

이 커플의 공연이 끝나고 또 한 댄서 커플이 나왔는데 이 팀은 더 압권이었다.

[아르헨티나 여행]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바 '바 수르(Bar Sur)'에서 탱고를 추다

전 팀보다 실력도 나아 보였고 무엇보다 여자 댄서가 정말 미인이었다. 저런 미인이 우아하면서도 화려하게 춤을 추면서 잠깐잠깐 멈추는 동작 때 정말 사랑에 빠진 영화 속 주인공같이 속눈썹을 파르르 떠니 나까지 두근거렸다.
 
[아르헨티나 여행]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바 '바 수르(Bar Sur)'에서 탱고를 추다

[아르헨티나 여행]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바 '바 수르(Bar Sur)'에서 탱고를 추다

감정이 무디고 시니컬한 성격인 나는 황홀하다는 단어를 잘 쓰지 않는데 정말 문자 그대로 황홀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2년간 여행하면서 외로웠던 순간이 정말 많았는데 탱고가 나의 그 순간들을 위로해주는 거 같았다.
 
그리고 밴드 공연이 이어졌다.

[아르헨티나 여행]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바 '바 수르(Bar Sur)'에서 탱고를 추다

아까 나한테 씨디를 팔려고 했던 사람이 반도네온 연주자였다. 처음으로 본토에서 라이브로 듣는 반도네온 소리는 정말 좋았다. 반도네온을 배우는 건 정말 제일 큰 로망 중 하나였는데 여기까지 와서 저 악기를 보고만 간다는 사실이 또 한 번 안타까웠다.
 

 
영상의 곡은 그 유명한 아스뜨로 삐오졸라(Astro Piazzolla)의 리베르땅고(Libertango)이다. 한국에서 어느 파티에 갔을 때 한 뮤지션이 아르헨티나에서 배워왔다는 반도네온을 연주한 적이 있다. 그 때는 음반에서 듣던 그런 풍성한 소리가 안 나 고개를 갸우뚱했었는데 이 연주자의 반도네온 소리는 내가 듣던 그런 소리였다.

밴드 연주가 잠시 멈추자 아까 댄서들이 다시 들어왔고 이번엔 레코드음악 소리가 아닌 밴드의 연주에 맞춰 춤을 췄다. 뭉클했다. 역시 예술은 위대하다.

공연이 끝나자 댄서들은 손님 앞으로 가 탱고를 같이 추길 청했다. 멕시코 친구 집에서 머물 당시 친구들은 나에게 춤을 가르쳐 주기 위해 애썼는데 그 열정적인 멕시코 친구들조차 이런 몸은 처음 봤다며 포기할 정도로 나는 몸치라 웬만큼 기분이 좋지 않고서는 춤을 추지 않는다.

춤을 추는 관객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두 번째 춤을 췄던 커플의 여자가 손을 내밀었다. 아, 남자여. 그런 미녀가 손을 내미니 스르르 그 손을 따라 빨려 올라갔다. 아까 그토록 사랑하는 여자의 표정을 짓던 댄서의 허리에 손을 감고 가까이에서 눈을 마주치며 웃는 얼굴을 보니 붕 뜬 기분이었다. 이름을 물으니 세실리아라고 했다. 이름도 예쁘다.

[아르헨티나 여행]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바 '바 수르(Bar Sur)'에서 탱고를 추다

관객과의 춤이 끝나자 공연단이 모두 모여 관객들에게 인사를 했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 무거웠던 마음을 바 수르에서 털고 나오면서 해피 투게더를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는 해피 투게더를 볼 때마다 바 수르에서 위로받았던 그 순간을 계속 떠올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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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language-tour.tistory.com BlogIcon 랭귀지투어 2012.10.24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탱고의 도시, 부에노스 아이레스. 음악이며 분위기며 너무 멋지네요! 저희 블로그에도 세계여행과 해외생활 관련 포스팅 하고 있으니 방문해주세요! 트랙백도 남기고 갑니다!

  2. Favicon of http://longsummer.tistory.com BlogIcon 긴여름 2012.10.24 1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멋있네요. 실내가 어두워서 사진 찍기 어려웠을텐데 사진도 잘 찍으셨네요.
    탱고바에 가서 음악도 듣고 탱고도 보고 싶어요. 와...

  3. 멋져요! 2012.11.27 1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탱고 얘기 재밌네요. 게다가 해피투게더의 그 바라니....!!
    동영상도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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