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여행]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 2박 3일 투어!

일상 속 여행/미국 / 캐나다 2012. 4. 18. 09:48
'소금사막'을 아시나요? 바다에서 나는 '소금'과 모래가 가득한 '사막'. 두 단어의 조합이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데요. 남미의 볼리비아에는 전라도와 비슷한 크기의 소금사막이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T로밍 트래블 다이어리에 재미있는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실 까를로스님의 첫 번째 여행지는 바로 '소금사막'입니다. 그럼 까를로스님의 소금사막 여행기를 들어볼까요?

글/사진: 까를로스 [유랑방랑명랑]

남미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우유니 소금 사막이다. 이곳은 전라도와 비슷한 크기의 광활한 소금 사막으로 볼리비아에 있다. 지구의 풍경이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신비로운 소금 사막의 사진을 보고, 오로지 우유니 소금 사막을 보기 위해 남미행을 결정한 여행자들이 아주 많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우유니 소금 사막은 볼리비아의 수도 '라 빠스(La Paz)'에서 버스로 약 8시간이 걸리는데, 비포장도로가 많아 길이 험하다. 아침 5~7시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면 여러 여행사에서 호객을 하는데, 여러 곳을 들려 꼼꼼히 따져보고 고르는 게 좋다. 운전기사가 가이드와 요리까지 겸하는데 이 운전기사가 투어 분위기를 많이 좌우하기 때문에 운전기사를 잘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보통 우유니 소금 사막만 보고 돌아오는 당일치기 코스아름다운 호수와 화산 지형 등을 더 보는 2박 3일 코스로 나뉘며, 6명이 한 팀을 이룬다. 나는 2박 3일 코스를 택했고 볼리비아 노부부 2명, 일본 커플 2명, 벨기에 사람인 크리스티나와 팀을 이뤘다.

[남미 여행] 하늘과 땅이 맛 닿은 곳,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 2박 3일 투어!

투어에서 제일 먼저 가는 곳은 바로 열차들의 무덤이란 뜻의 '세멘떼리오 데 뜨라네스(Cementerio de trane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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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멈춰있는지 모를 이 열차들 근처엔 기념품 가게가 있는데, 2박 3일의 일정 동안 기념품 가게는 이곳밖에 없기 때문에 기념품을 원하는 사람은 이곳에서 사는 게 좋다. 원주민 옷을 입은 인형과 한국의 것과 똑같은 모양의 새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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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들의 무덤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넓디넓은 우유니 소금 사막이 펼쳐진다. 이것은 건기 때의 풍경이고 우기 때는 하늘이 비치는 우유니 소금 사막을 볼 수 있다. 건기는 4월에서 10월, 우기는 11월에서 3월이다. 사실 우기의 우유니를 보고 싶어서 1월에 남미로 들어왔지만 3주 일정이었던 콜롬비아에서 6개월을 머무른 탓에 원래 계획과는 달리 건기의 우유니 소금 사막을 보게 됐다. 오랫동안 기다려 왔고, 매우 아름다운 풍경이었지만 두 개의 하늘이 보인다는 우기의 우유니 소금 사막도 보고 싶다. 이곳에 다시 올 수 있을까?

우유니 소금 사막의 입구에서 차 바퀴 자국과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더러워진 곳을 피해 깨끗한 곳을 찾아 소금을 조금 뜯어 맛을 봤다. 정말 소금이구나. 다시 한 번 그토록 바라던 곳에 왔다는 기분을 느끼고 있을 때 운전기사인 욜란도가 그만 이동하자고 손짓을 한다. 가도 가도 하얗다. 아주 오래전 이곳은 바다였다는데 정말 차를 타고 하얀 바다를 달리는 기분이다. 창 밖의 하얀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기도 하고 밤새 비포장도로를 달린 야간 버스를 탄 탓에 피곤해 꾸벅꾸벅 졸기도 하면서 달리다 보니 저 멀리 깃발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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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남극에 꽂힌 깃발들을 보는 기분이다. 깃발들은 거센 바람에 많이 찢겨 있었고, 제일 뒤쪽에 있는 태극기는 아주 조금 남아있는 건곤감리로 간신히 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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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에게 새하얀 지평선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반사되는 햇살이 너무 눈부셔 눈을 잘 못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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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옆에는 소금으로 만든 소금 호텔이 있다. 이 테이블과 의자 모두 소금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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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는 동물인 야마(llama)도 있다. 소금 호텔을 나와 조금 더 달리면 다음 목적지인 '이슬라 잉까와시(Isla Incahausi)'에 도착한다. 이슬라는 스페인어로 섬이란 뜻이고 잉까와시는 원주인 언어인 께추아어로 '잉카의 집'이란 뜻이다. 이곳은 생선의 섬이란 뜻의 '이슬라 델 빼스까도(Isla del Pescado)'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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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라 잉까와시의 입구엔 진짜 야마가 마중을 나와 있다. 남미 투어 상품의 아쉬운 점은 이런 개별 관광지의 입장료가 포함돼있지 않다는 점이다. 남미 물가에 비해 비싼 투어 비용을 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언제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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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라 잉까와시는 선인장으로 가득 차 있어 소금 사막과 진짜 사막이 뒤섞여 있는 기분이 든다. 우유니 소금 사막이 아주 오래전 바다였다면 이곳은 산이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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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년을 살다가 죽은 12.03m의 선인장이다. 선인장은 1년에 키가 1cm씩 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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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라 잉까와시에서 내려다보는 우유니 소금 사막은 조금 더 광활해 보인다. 구름 전체의 그림자가 움직이는 걸 이렇게 잘 볼 수 있는 곳이 세상에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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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돼서 내려가고 있는데 먹구름이 지더니 비가 조금 내리기 시작한다. 새하얗던 우유니 소금 사막이 까맣게 변했다. 하늘이 비치는 투명한 우유니 소금 사막은 보지 못했지만, 검은 우유니 소금 사막을 볼 수 있었던 건 행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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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자유시간 동안 여러 투어 팀의 여행자들은 우유니에서 꼭 해봐야하는 원근감 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원근감이 무시 되는 우유니 소금 사막에는 여행자들이 재미있는 사진을 많이 찍는데, 난 이런 사진밖에 찍지 못했다.

[남미 여행] 하늘과 땅이 맛 닿은 곳,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 2박 3일 투어!

다시 차를 타고 달려 우유니 소금 사막의 끝자락으로 갔다. 소금을 잘라서 쌓아놓은 소금탑이 보인다. 2박 3일의 우유니 투어 중 소금 사막을 보는 날은 이날 하루고 남은 이틀은 다른 곳을 보게 된다. 첫날 숙박은 아주 작은 마을에서 하게 됐는데 크리스티나는 이런 곳에 마을이 있는 게 정말 신기하다고 했다. 피곤한 몸을 푸는 데는 뜨거운 물로 하는 샤워가 최고지만 그런 것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가이드인 욜란도는 주변에 작은 박물관도 있고 공동묘지도 있으니 구경을 하고 싶으면 하라고 했지만, 난 너무 피곤한 탓에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크리스티나가 찍은 석양 사진을 보며 후회막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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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칠레까지 이어져 있다는 기찻길이다. 이 길을 따라 칠레에 도착하려면 며칠이나 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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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을 닮은 비꾸냐(Bicuñ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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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투어에서는 주로 작은 천연 연못이란 뜻의 라구나(Laguna)를 보았다. 제일 처음 도착한 라구나에는 사슴을 닮은 비꾸냐(Bicuña)와 홍학이 있었다. 우유니 소금 사막도 지구의 풍경 같지 않았지만, 이곳 역시 정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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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구나의 끝자락에 도착하자 운전기사인 욜란도가 차를 멈추고 점심 준비를 시작했고, 나는 바위에 걸터앉아 이 아름다운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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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라 잉까와시에는 여행자들을 위한 테이블이 있었으나 이곳에는 없어서 이렇게 모험가처럼 먹어야만 한다. 왼쪽이 크리스타나고 오른쪽이 볼리비아 할머니 바실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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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있는데 묘하게 생긴 동물이 나타났다. 흡사 토끼와 쥐를 합쳐놓은 듯한 모양새의 이 동물의 이름을 바실리아 할머니께 물어봤었는데 아쉽게도 이름을 잊어버렸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저거 맛있어’라는 할머니의 말은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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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구나 꼴로라다(Laguna Colorada)'에 도착하기 전 들른 곳은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풍화작용을 겪은 바위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일부러 바위를 모아둔 것도 아닐 텐데 어떻게 이곳에만 이렇게 바위가 있을까? 바위를 구경하려면 모진 모래바람은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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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의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하니 언제 봐도 귀여운 알파카가 마중을 나와 있다. 이렇게 척박하고 바람이 거센 곳에 사는데도 토실토실 살이 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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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구나 꼴로라다는 이렇게 생겼다.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천연 호수인데 역시 지구의 풍경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매우 아름답다. 분홍색 점들은 홍학인데, 이곳에도 물고기가 있는 걸까?

숙소에서 전망대까지는 좀 먼데, 바람이 너무 거세고 차 숙소로 돌아오니 머리가 윙윙거렸다. 바실리아 할머니는 운전기사인 욜란도에게 전망대까지 태워주지 않았으니, 아프면 책임지라고 불평을 한 뒤 할아버지에게 안마를 시켰다. 욜란도는 허허 웃으며 미안하다고 말하고 따뜻한 물과 차를 가져다줬다.

욜란도가 준비한 저녁에 와인을 곁들여 일행들과 두런두런 잡담했던 마지막 밤은 다음 날 새벽 5시부터 시작하는 일정 때문에 그리 길지 않았다. 별이 많았지만, 날씨 때문인지 쏟아질 것 같지는 않았다. 별과 밤하늘을 구경한 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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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의 목적지는 아침의 태양이란 뜻의 '솔 데 마냐나(Sol de Mañana)'란 이름을 가진 간헐천이다. 동이 틀 때만 이런 진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새벽 5시부터 일정을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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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글부글 끓는 땅. 뭔가를 던져 넣으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지만, 주변에 돌멩이 하나 없었다. 유황 때문에 사방엔 달걀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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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 데 마냐나를 보고 나서 2박 3일 우유니 투어의 마지막 일정인 온천으로 향했다. 이틀간 추위에 떨고 샤워도 제대로 못 한 여행자들을 위한 보상이다. 하지만 물이 그렇게 따뜻하지는 않아 우리 팀엔 일본인 커플만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온천 에 들어갔고 나와 크리스티나는 발만 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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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2박 3일간의 일정을 끝내면, 칠레로 갈 사람들은 온천에서 멀지 않은 국경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아르헨티나로 가거나 볼리비아로 돌아갈 사람들은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야 한다. 우리 팀에서는 일본인 커플만 칠레로 가 국경에서 작별 인사를 나눴고, 나머지는 꾸벅꾸벅 졸며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하지만 계속 졸고 있을 수 없었다. 창 밖에는 이런 아름다운 풍경이 계속 펼쳐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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