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행] 세계 3대 미술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Louvre)에서 만난 작품들

여행 다이어리 2012.12.10 09:03


세계 3대 미술관으로, 무수히 많고 많은 작품을 소장하고있는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Louvre). 박물관의 작품들을 한번씩 눈도장만 찍고 가도 닷새 정도 걸린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해볼 수 있겠죠? 루브르에 들어서면 사방으로 조각과 그림이 둘러싸고 있고, 그 작품들을 다시 루브르라는 화려한 건물이 감싸고 있는, 실로 '예술로 예술을 포장'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원래는 1190년, 필립 오귀스트 왕이 바이킹으로부터 파리를 지키기 위한 요새로 건설한 것을 샤를 5세가 궁전으로 개조하여 이용했다고 하네요. 이후 수 차례의 개조를 거치며 궁전으로 이용되다가 1793년부터 박물관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다고 합니다. 원래부터 박물관을 목적으로 지은 건물이 아니어서 생기는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된 미테랑대통령의 '그랑 루브르(Grand Louvre) 프로젝트'를 계기로 대대적인 공사를 하게 됐다고요. 물론 제가 방문했을 때도 여러가지 이유로 통로가 막혀있거나 돌아가야 하는 길 등이 많아 헤매고 다녀야 했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하면 '여기가 바로 루브르구나' 하고 알게 해주는 지표가 바로 높이 21m의 유리 피라미드인데요, 프랑스혁명 200주년을 기념하는 1989년에 중국계 미국인 이오 밍 페이(Ieoh Ming Pei)라는 건축가가 만든 작품이랍니다. 이 피라미드는 603장의 유리로 만들어 졌다고 해요. 워낙 루브르박물관 건물의 규모가 크다 보니 커다란 피라미드가 작아 보이는 것 같죠?


처음 건축당시 동양인의 설계라는 점과 파리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헤친다는 이유로 파리시민의 90%가 반대를 했다는 피라미드이지만 지금은 확실한 랜드마크로 자리잡았습니다. 입구에서 보안검사를 하고 지하로 내려오면 홀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매표소가 있어요. 매표소에서는 오디오가이드대신 닌텐도3DS를 이용해 작품을 보여주며 해설을 하는 닌텐도가이를 대여할 수 있답니다.


반갑게도 한국어 버전이 있네요. 저도 대여를 하려고 했지만 매표소 직원이 뭐라고 하는데 불어로 말 하는 것 같길래 모르겠다고 하고 그냥 표만 끊어 나왔습니다. 박물관을 나올 때쯤 생각해보니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었던 것 같네요. 하하하…


인포메이션으로 가면 아주 고전적인 안내용 브로슈어가 배치되어있고 다행이 이곳에도 한글 안내문이 있습니다. 유명한 작품의 사진과 위치를 표시해둔 지도는 길을 찾는데 매우 유용하니 꼭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저는 하도 이리저리 펼쳐보다 보니 금새 뜯어져 버렸네요.;


제가 가장 먼저 찾은 작품은 <밀로의 비너스>입니다. 1820년 밀로스섬의 한 농부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높이 2m의 조각상으로 헬레니즘문명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지요. 얼굴은 남자, 몸은 여자라 성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당시 조각품들은 신을 묘사하는 방법으로 이마와 콧등을 평평하게 만들어 인상이 강해 남성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나온 말이랍니다.


구부정한 자세로 7.5등신이지만 몸을 바로 편다면 8등신이 될 것 같은 이 미녀는 팔이 어떤 자세를 하고 있었을지 많은 의문을 남겨두었는데요, “만일 팔이 있었다면 지금처럼 아름답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등 각종의 설을 만들어내는 신비주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양미술사의 신비주의에 한 획을 긋는 또 다른 여인 바로 <모나리자>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 모나리자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인이 됐을 것이고 동시에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의문을 남기고 있을 것입니다. 모나리자(Monna Lisa)의 모나(Monna)는 당시 상류층 부인에 대한 호칭으로 'Madam'과 같은 뜻이라고 합니다. 즉 우리말로는 '리자부인'이라는 뜻이 되겠네요.


모나리자를 보기 위한 행렬은 커다란 홀을 가득 메우고 있었어요. 주위에 다른 좋은 작품들도 많이 있지만 유명세 하나만큼은 과연 최고를 자랑하는 듯 합니다. 저도 이 행렬을 뚫고 들어가 가장 앞줄 한가운데서 사진을 찍고 나왔습니다. 어쩐지 꼭 그래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모나리자를 보면 “에게? 이렇게 작아?”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시된 작품들이 워낙 커다란 것일 뿐 다빈치가 살던 시대에는 이것도 큰 그림이었다고 하네요.


루브르에는 신비로운 여인이 참 많지만 그중에 또 유명한 한 작품을 소개합니다. 바로 <사모트라케의 니케상>입니다. 승리의 여신 니케상 역시 에게해의 작은 섬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승리의여신 '니케(Nike)'는 배의 선두에 올라있습니다. 해전에서 승리한 기념으로 신전에 바쳐졌다는 설 때문이라고 하네요. 발견 당시에는 100여 개의 돌덩어리들이었지만 프랑스 복원 및 보전연구소인 C2RMF가 복원해 낸 작품이라고 합니다.


니케상은 안정되면서 동시에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비율을 두루 갖춘 수작입니다. 사실 니케상을 잘 모르고 지나가다 조각을 보는 순간 “아, 이건 뭔가 제대로다!” 라고 느꼈습니다. 과도하지 않고 부족하지도 않으며, 역동적이지만 고요하기도하며,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함을 두루 갖추고 있었어요. 또 전시되어있는 공간이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중간에 있다 보니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고, 천정에서는 밝은 햇빛이 내리쬐는 효과가 있어 승리의 여신을 더욱 위대하고 아름다워 보이게 해주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루브르에는 약 20만 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바쁜 관광객이 많은 루브르에는 그래서 많은 그림과 조각들이 외면당하는 것 같기도 해요. 가능한 많은 작품을 접하고 오자고 생각한 저도 “힘들어서 도저히 더는 못 보겠다” 싶어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눈 앞의 명화를 보며 모작을 하고 스케치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냥 작은 노트에 간단히 그리는 사람부터 물통에 물감에 붓과 파스텔 등 온갖 재료들을 가져와 앞치마까지 두르고 본격적으로 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들은 무슨 복을 받고 태어났길래 무료로 들어와(미술, 건축, 사진관련 학생, 교사, 관련업종 종사자들에 대한 혜택) 실제 명작들을 눈앞에 두고 그것을 발판으로 새로운 것을 창작하나' 하는 생각에 샘이 나기도 했네요. 우리나라 입시미술 준비생들이 수천 번 그려 마지않는 아그리파가 대리석으로 복원되어 있지만 그나마도 신경 쓰지 않을 만큼 수많은 명작들을 직접 보고 만지며 공부하는 학생들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 물어보지 못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루브르에서 운영하는 성인 미술교육과정이 있다고 합니다. 자유롭게 습작을 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단체로 온 느낌이 물씬 풍기는 분들은 아무래도 교육생들인가 싶었습니다.


저를 깜짝 놀라게 한 이 그림은 <나폴레옹의 황제 제위식>입니다. 그림의 섬세한 묘사와 그에 얽힌 나폴레옹과 교황청간의 자존심 싸움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그림 가로 사이즈가 저희 집보다 넓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제가 원룸에 살고 있다고 해도 그렇죠. ^^; 그림이 이렇게 크다니 놀랍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리고 싶은 작품은 <에로스의 키스를 받고 살아나는 프시케>입니다. 큐피트의 그리스식 이름 '에로스'와 정신적 사랑의 대명사로 알려진 '프시케'의 사랑이야기 중 클라이막스를 표현한 작품입니다. 대리석을 부드럽게 깎아 아기피부처럼 반짝이고 역동적이면서도 관능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작품이에요.


쉬지 않고 한참 동안 작품사진을 찍고 조금 한산한 곳에 들어가자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의자에 앉았을 때 불현듯 어떤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납니다.


박물관을 돌아다니다 보니 이런 사진이 있네요. 작품들의 복원과 전시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관계자들인 듯 합니다. 사실, 너무 넓고 동선도 복잡하고, 햇빛에 비쳐 그림도 잘 안보이고, 기타 등등 이런저런 불만이 있었지만 이 사진 단 한 장으로 모든 불만이 사라졌습니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작품, 엄청난 규모의 전시품들을 하나하나 복원하고, 감정해가며 지켜가고 일반에 공개하기 위해 이렇게 일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니, 하루 종일 질릴 만큼 많은 미술품을 볼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함마저 느껴졌습니다.

아, 이 사람들 참 멋지다. 이 곳에 있으니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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